최근 활성화되기 시작한 새로운 게임인 '옵시디언 프로토콜(Obsidian Protocol. 이하 옵시)'의 국내 토너먼트가 7월 20일에 열렸었습니다. 사전 8인 신청을 받고 스위스 시스템 + 토너먼트 혼합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어찌어찌해서 3승으로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하게 배틀 리포트를 쓰고는 싶지만 이게 당시에 게임 진행에 바빠 생각을 못한 측면도 있고, 3판 연속으로 하루에 게임 진행을 한 것이 굉장히 오래간만이기도 해서(거의 10년 만인 것 같습니다) 기억이 조금씩 나사가 빠져서 일단 사전 준비와 전체적인 흐름, 그리고 후기 정도만 좀 적어볼까 하네요.
사전 준비 - 토너먼트 신청부터 로스터 준비까지
올해 들어 미니어처 게임 쪽으로 약 6 ~ 7년 만에 다시 복귀한 상황에 토너먼트에 첫 참여를 시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대회에는 반드시 나간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먼저 토너먼트 신청은 특정 시간 이후 선착순으로 신청서를 내는 것이었는데 이건 무난하게 신청 성공. 문제는 토너먼트 구성 인원이었는데... 게임이 돌아가기 시작한 이후 게임을 계속 돌리시면서 상당한 경험치를 쌓고 계시던 인원이 3명이나 포함되었다는 점이 난관이었습니다. 여기에 다른 게임들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분을 두어 분 정도 알고 있었던 상황이니 방심은 금물.
천만 다행히 난관 3인 중 한 분이셨고, 매칭 시 최악의 매치업이 될 것이라 판단되었던(제가 처음으로 이쪽에 들어왔던 2010년부터 단 한 차례도 이긴 적이 없습니다. 그나마 옵시에서 1무가 있는 정도) '초라기' 님이 개인 경사가 토너먼트 당일날과 겹치게 되시면서 7월 9일에 엔트리에서 이탈을 하시면서 주의해야 할 가짓수는 어느 정도 줄어든 상황이 되었고, 이 시점부터 로스터 구축에 대한 고민이 시작됩니다.
먼저 난관 2인,
* 양측 모두 본명을 사용하고 계셔서 이니셜로 대체합니다.
- YHD님: 토너먼트 이전 대전에서 2전 2패. 원래 UN을 준비하시던 분이셨습니다만 이번 토너먼트에도 참가. 상당히 파워풀한 로스터를 이용해서 친선 게임에서 저를 공략하셨었고, 다른 게임에서도 상당한 실력파로 알려져 계셨기 때문에 요주의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두 번째 게임에서 방어 주사위 하나의 값을 지정해서 선택 가능한 '볼케이노 코어' + 기동성과 회피력이 높은 '스위프트 스티드 경량 섀시' 조합의 근접형 기체 2기를 쓰시는 것을 보여주셨고 이 조합을 뚫지 못해 2전 째에 패배를 당했습니다. 이 조합에 대해 YHD님 본인도 만족하시는 모습을 보이셨던 관계로 YHD님의 로스터는 이 근접형 기체 2인을 주역으로 할 것으로 예측했고, 상위 라운드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 조합에 대한 공략법을 찾아내는 것이 최우선적인 과제라고 판단했습니다.
* YHD님과의 두 번째 게임이 있기 전에 구상했던 로스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YHD님과의 2전 째에서 이런 방식의 로스터는 YHD님과 같은 2 볼케이노 코어 근접 기체들 상대로 중앙 점령 경합에서의 힘싸움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 때문에 당시에 후보군으로 잡아놨던 대부분의 로스터들이 폐기가 되게 됩니다.
- KJH님: 토너먼트 이전 대전에서 1전 1패. 친선 경기에서 깔끔한 도색과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가 강점이셨던 분이었고 특히 도색의 경우 빠르게 드라이브러싱으로 간신히 배틀 레디를 맞춘 저와 다르게 마감 및 베이싱까지 완벽하게 되어있으셨습니다. 만약 점수 무승부로 가면 룰 적으로 무조건 제가 패배하는 시나리오가 되는 상황. 만약 매칭이 된다면 반드시 점수에서 승리해야 했었죠. 상술한 '초라기'님이 올리신 배틀 리포트를 통해 양손에 모두 세이버를 들거나 그에 준하는 근접 무장을 보유하고 에코즈를 이용한 2회 행동으로 1라운드의 빠른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는 기체가 로스터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었으며, YHD님의 로스터에 영향을 받아 2 볼케이노 코어 기체를 쓰실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었습니다.
이 외에 다른 분들의 로스터에 등장할만하다고 생각되어 대응 대상으로 판단했던 로스터 타입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대적으로 저렴한 포인트의 외팔이 기체 스팸(중국 토너먼트에서 등장했다는 소문이 있었고 초라기님이 비슷한 5 메카 로스터를 사용하셨음)
- 대방패(Type 77 불워크) 장비 기체를 통한 방어 후 전진 또는 사격형 로스터
- HMG 사격으로 회피가 불가능한 방어 스탠스로의 전환을 강제시킨 후 템페스트 or 글레이셔 코어의 추가 사격 기회를 이용한 숄더 레일건 콤보를 쓰는 스파이크
- 미사일 파티(토너먼트 참가하신 분은 아니지만 총합 16발의 미사일을 쏘는 로스터를 쓰신 플레이어가 있었습니다)
등등.
이를 종합해 토너먼트용 로스터 재구축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일단 파일럿이 앙세르인 기체의 경우 기본적으로 상당히 쏠쏠한 활약을 해 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었고, 위의 로드아웃에서 크게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미지 기댓값에 대해 AI도 이용해 계산해 봤는데 이 이상의 대미지 아웃풋을 내기는 어렵단 결론에 도달하더군요. 최종 로스터에서도 거의 변화 없이 픽스.
- 문제는 나머지 600 포인트 가량. 단순히 생각하면 저도 볼케이노 코어 + 경량 섀시 기체 2기를 따라 해서 사용하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도 생각했습니다만... 볼케이노 코어는 중량형 토르소였던 관계로 개인적으로 경량 섀시에 올려놓는 것은 디자인적으로 영 좋지 못하다 생각되어 기각했습니다.
- 하지만 중앙 미션이 걸릴 경우에 대비해 해당 기체 조합에 대한 돌파는 해야 하는 상황. 여기서 옵시 공식 디스코드에 대응 전략을 문의하면서 활로가 뚫리게 됩니다. '왼팔 부품 중 하나인 타입 55 실드 + CC-6 클리버를 통한 노란색 주사위의 약 공격 개수 우위로 상대의 회피력을 뛰어넘는 공격 대미지를 입히면서도 만약 상대가 방어 스탠스로 전환하는 경우 '헤라클레스' 메테오 해머를 통해 강 공격 대미지를 크게 입히는 것'과 '쌍 세이버 or 세이버 + 그래플러를 든 기체를 통해 괴롭히기'를 조합하는 것.
- 다만 이 조언은 철저하게 YHD님의 로스터에 대한 케이스만 상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방패를 든 기체가 나왔을 경우 대응이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어레인지를 가하게 되었고, 에코즈를 통한 기체 재행동까지 어느 정도 생각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 최악의 상황에서는 뛰어다니면서 점수 싸움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해서 경량 섀시 3기 로스터를 준비하기로 합니다. 마지막까지 가서 결론이 난 케이스인데, 이 선택이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 드론의 경우 점령을 위해 최소 하나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둘.
어쨌든 이러한 여러 가지 계산을 거쳐 다음과 같은 로스터가 완성되었습니다.
고민했던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키홀 or 해머헤드: 해머헤드를 넣을 경우 공격력이 매우 강해집니다만(빨간 주사위의 경우 100% 명중도 가능), 어디까지나 공격 스탠스에 한해서라는 단점이 있어서 쉽게 선택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듄 + 에코즈의 경우 키홀의 오라 증가 효과도 중요했던 데다가 키홀의 쾌속 타이밍이 전 RDL 파일럿들 중 제일 빠르다는 장점도 존재하는지라 여기서는 키홀을 선택.
- 우의 기체에 볼케이노 코어를 넣을 것인가: 볼케이노 코어의 강력한 방어 능력은 이 시점에는 이미 교차 검증이 거의 끝난 상황이었고, 저도 최후까지 넣을지 아니면 포기할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특히 라바보다 볼케이노가 3포인트 더 싸기 때문에 이리저리 고쳐볼 만하다는 느낌도 있었죠. 그래도 위에서 말한 것처럼 디자인이 좀 그래서 결국 라바 선택.
- 세이버? 글레이브?: 우의 기체에 오른팔 쪽도 고민이 있었는데 세이버의 경우 숏 액션 + 노란 주사위가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어 스탠스에 약하고 글레이브의 경우 빨간 주사위 4개+파열 룰 존재가 큰 대신 미디엄 액션이라는 게 약점. 대방패가 나올 가능성을 언제든지 생각해야 했고 그 때문에 여기선 글레이브를 골랐습니다.
이렇게 로스터가 완성되었고, 이후 주중에 약간 여유가 있을 때마다 각 맵의 구조를 보면서 어떻게 게임을 풀어나가야 할지 대전략 기획(약 10시간가량)+ 게임 레디 수준으로 도색 작업을 거치니 바로 대회 당일이 되었습니다.
대회 시작 / 1회전 - vs alp님
1회전 상대는 alp님. 이 분의 경우 제가 아예 정보가 없었던 관계로 현장에서 바로 로스터를 보고 대응 전략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메인 미션은 대각선 3개 구역 점령에 alp님의 로스터는 스파이크의 쌍 숄더 레일건 및 미스티의 헤비 레일건을 주요 화력 수단으로 삼는 강력한 사격 로스터였습니다. 양 측 모두 세컨더리 미션은 전멸로 선택.
이런 게임 방향의 로스터의 경우 이미 여려 게임에서 1 라운드 연막을 통한 중앙 점령이 유효한 대책 수단임이 결론이 나 있었고, 특히 alp님의 로스터 내 유일한 요격 가능 기체였던 글레이브를 든 기체가 외곽 돌파를 시도하려는 판단이셨는지 외곽으로 배치가 되면서 제가 사전에 계산했던 게임 플랜이 완벽하게 적용되어 맞아떨어졌습니다.
중간에 제가 그래플러로 미스티를 잡아채서 끌고 온 것을 다시 그래플러를 아군 기체에 쏴서 데려온다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시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2라운드까지 연막탄 2개가 전부 성공적으로 펼쳐진 상황에서 중앙 점령 힘싸움을 하기에 alp님의 로스터는 역부족인 면이 있었고, 결국 5라운드 근접 타이밍에 제가 alp님의 기체를 전멸시킨 후 승점 우위로 승리하게 됩니다.
alp님이 요격 가능한 글레이브 기체를 최전선에 배치하신 후 1라운드에 중앙으로 진출시키셨다면 연막탄이 요격되었을 확률이 있었는데, 만약 요격을 성공하셨다면 헤비 레일건의 사선에 기체들이 노출될 확률이 있었어서 이건 살짝 위험했다고 생각됩니다.
2회전 - vs KJH님
여기서부터가 본 게임이다 생각한 시점. 여기서 선 1승을 거둔 사람은 저에다가 예상대로 KJH님/YHD님과 또 다른 한 분인 GScreed님이었습니다. 다시 대진 추첨을 통해 KJH님이 당첨.
메인 미션은 중앙 3개 구역 점령으로 결정. KJH님의 로스터는 제가 사전 예측한 대로 양팔에 모두 근접 무기를 들고 선공으로 주도권을 잡는 기체가 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세컨더리 미션의 경우 저는 제 앙세르의 기체를 폐기 절차로 돌렸고(해당 기체 파괴 시 승점 2점), KJH님의 경우 자신의 미스티의 기체를 호위 대상으로 지정하시면서 해당 기체가 살아남을 경우 추가 승점 3점을 얻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이드로 1개 기체가 돌아들어가서 점령 후 중앙 힘싸움을 하려던 것은 양 측 모두가 동일했네요.
그리고 1라운드 개시. KJH님이 제가 전혀 예상치 못한 전략인 '기동으로 취약 지형 및 드론을 동시 분쇄 + 이동으로 추가 분쇄하면서 드론 사이드 점령 지점 밀어 넣기'를 보여주시면서 제가 당황을 좀 했는데, 일단 바로 해당 전략은 카피해서 사용했습니다(이건 제가 나중에 집에서 복기해 보니 경량 섀시라서 따라 하지 않는 게 나았다는 결론이 도출되더군요).
이후 제가 앙세르를 이동으로 중앙으로 밀어 넣으면서 분쇄로 KJH님의 드론을 밀쳐내면서 중앙 점령을 시도하려 했는데, 여기서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요소였던 KJH님의 '앙세르 점프팩으로 뒤로 돌아가서 후방 타격'이 작렬! 1라운드에 무리하게 중앙 점령을 하려고 했다가 당해버렸습니다...
첫 번째 공격은 막아냈습니다만 두 번째에서 다리에 대미지를 입게 됩니다.
이후 난전이 발생, 양 쪽 앙세르가 모두 파괴되게 되고 이후 각 사이드에 있던 우가 탑승한 기체들이 가운데로 들어오게 되면서(여기서 일단 2라운드에 제 우가 전력질주해서 미스티에 컨택하는 것은 성공했습니다만 바로 후퇴하셔서 공격은 실패) 3라운드까지 아무도 중앙을 점령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KJH님으로써도 중앙을 빼앗기면 점수에서 뒤져서 패배하실 확률이 높은 상황이셨고, 이로 인해서 필사적으로 중앙 방어를 위해 노력하셨는 데다가 제 경우에도 세컨더리 미션이 1점 차이 나기 때문에 무조건 중앙을 점령해야 했던 상황. 이 상황에서 타개책을 위해 제 우의 기체로 그래플러를 발사해서 KJH님의 우의 기체의 위치를 이동시킨 후, 메테오 해머로 직접 토르소를 공략해서 단번에 격파한다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일단 메테오 해머를 때리는 것까지는 성공했습니다만 역시 볼케이노 코어의 강력한 방어력을 단번에 뚫는 것은 무리였고, 토르소 파츠를 대미지 입히는 데 그치고 맙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 KJH님이 다이얼 조정 시점에 계산하지 못하신 부분이 있어 행운이 따랐는데, 원래 KJH님의 계산으로는 제트 대시를 통해 호텔 구역에 진입, 제 드론을 밀쳐내고 해당 구역을 점령하시려 했으셨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양 옆에 기체가 모두 붙으면서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셨습니다. 이 때문에 한 라운드의 액션 기회를 통으로 날리시게 되었죠.
그리고 4라운드,
듄 코어의 능력으로 쾌속 페이즈에 근접 공격을 할 수 있게 돼서 제일 빠르게 움직이는 키홀이 상대 우의 뒤쪽으로 돌아가서 방패로 토르소를 타격, 1/1024의 확률로 5개 주사위에 모두 약공격 x2를 띄웁니다! 볼케이노 코어가 이미 전 턴에 메테오 해머에게 대미지를 입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흰색 주사위를 4개밖에 굴릴 수 없는 상황이었고, 파란 주사위 5개를 합쳐도 최대 회피+방어 합계 값이 9개이기 때문에 방어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KJH님의 우가 즉각 격파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판단하신 KJH님이 항복을 선언하셨고, 제 승리가 되었습니다.
- 극초기 게임 플랜이 KJH님의 앙세르의 후방 타격으로 어그러질 뻔했는데, 어찌어찌 잘 버텨내면서 한번 버텨주었습니다. 대신 드론에서 날아온 미사일을 영 좋지 않게 맞아 파괴되긴 했습니다만 이미 파괴되었어야 했던 거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 볼케이노가 잘 버틴다는 건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확인이 되었습니다. 만약에 어중간한 코어였으면 메테오 해머를 맞는 순간 즉시 토르소 격파 판정이 났을 것으로 계산을 했는데 볼케이노의 경우 처음에 한번, 파열 발동한 이후 다시 한 번 패시브 효과가 발동해서 역시 쉽지 않다는 생각이...
- KJH님과의 복기에서 1라운드 상황에서 미스티가 자신에게 에코즈를 사용한 이후 각도를 잡아서 사이드에 있던 제 우의 기체를 쏘는 경우의 수가 제시되었습니다. 이 케이스의 경우 만약 우가 대미지를 입었으면 제가 많이 불리해지는 상황이었습니다만 반대로 제가 회피해 버리는 경우 즉시 중앙 힘싸움에서 극히 불리해지는 상황이 발생을 하는 도박수여서 안정적인 수를 좋아하시는 KJH님은 실행을 하지 않으셨네요. 이 경우의 수는 if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결승전 - vs YHD님
토너먼트 결승전은 예상대로 YHD님과의 대전. YHD님의 경우에도 예상 대로 '볼케이노 코어 + 스위프트 스티드 경량 섀시조합의 근접형 기체 2기'를 가져오신 것이 확인되었고, 여기에 HMG를 통해 강제로 방어 스탠스로의 전환을 통해 회피 기동을 무력화시키는 로스터를 가져오셨습니다.
이 상황에서 로스터 특성으로 인해 정면 힘싸움은 많이 불리해졌다 판단했고, 주사위 굴림에서 이겨서 후턴을 가지고 온 후에 상황을 지켜보자라고 생각을 했는데... YHD님이 여기서 중앙 점령지가 있는 메인 미션 중 하나를 밴을 하셨고(어느 쪽을 먼저 밴 하셨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대각선이었나?), 저는 즉각 전략을 수정해 중앙 먹는 메인 미션을 하나 더 밴, 사이드 6곳을 먹는 메인 미션, '측면 공격'을 진행하기로 결정합니다. 세컨더리 미션은 양 쪽 모두 전멸로 결정.
결과적으로 측면 공격 미션 선택이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초반 게임은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YHD님의 주요 전력 중 하나가 골프 쪽으로 돌아가서 점령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저는 우를 우선적으로 중앙으로 진출시킨 뒤 간을 보기 위해 앙세르 건축물 뒤로 이동시킨 후 사격으로 컨테이너를 격파하고 이동하면서 찰리를 먹지 못한 상황.
일단 뒤에 있던 에코즈를 통해 재기동을 시키면서 앙세르로 호텔을 압박하고 키홀을 급속 전진시켜 찰리를 먹는다는 계획을 세웠고 앙세르 재기동 후 점프팩 - 근접 공격을 통해 상대 드론에게 데미지를 입히는 것 까지는 성공했는데...
최후미로 턴을 미루셨던 YHD님의 공세가 발동, 상대 앙세르가 에코즈 재기동까지 사용해 가며 점프팩 기동을 통해 제 앙세르의 후면을 잡고 공격합니다! KJH님의 대전 때와 마찬가지로 과하게 욕심을 부려서 망할 수 있었던 상황. 천만다행으로 여기서도 주사위 운이 적절하게 좋게 나와서 YHD님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갑니다.
2라운드 째가 되면서 키홀이 쾌속 타이밍을 잡고 바로 상대편 앙세르에 후방 타격을 가했고, 제트팩과 그래플러를 모두 파괴하는 데 성공하면서 상대 앙세르를 셧다운 스탠스로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이후 제 앙세르가 근접전 상황에서 풀려나면서 이동이 자유로워진 상황. 기동 - 적 드론을 사격으로 격파 - 제트팩으로 추가 이동 - 글레이셔 코어 추가 사격틱으로 HMG를 든 상대 기체에 사격을 진행합니다. HMG에 딱 부위 지정 주사위가 찍힌 상황이었는데, 아쉽게도 대미지를 입히지 못해서 여기서 앙세르의 차례는 종료. 반대로 에코즈 효과를 받으면서 HMG 기체가 앙세르를 공격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합니다. 여기서 토르소에 대미지.
YHD님의 우는 브라보 쪽으로 이동하면서 점령을 시도하고, 제 우는 급속 기동을 하면서 델타 쪽으로 빠져나오려 시도합니다만 중간에 있는 컨테이너 진형으로 인해 길이 막히면서 단번에 빠져나오는 것은 실패. 3라운드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 시점에 순간적으로 점수차가 2점이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만 3라운드에 상대에게 맹공을 개시하면서 뒤집기 시도!
- 먼저 키홀이 상대 앙세르를 다시 공략해서 무기를 파괴시킨 후 다시 셧다운으로 변경, 턴이 끝날 때 파괴되게 만듭니다.
- 두 번째로 아군 우가 상대 HMG 기체를 그래플링 훅으로 공격해서 끌어당기고, 앙세르가 다시 한번 뒤쪽에서 공격을 노려봅니다만 완전 파괴는 실패.
- HMG 기체는 기동으로 빠져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 되면서 발차기로 공격을 시도해 보나 회피에 성공합니다.
- 상대 듄 코어 지원기가 제 우의 기체에게 사격, 글레이브를 날려버리는 데 성공합니다.
이후 4라운드에서 앙세르가 기동 후 다시 근접 공격을 연달아 가하면서 HMG 기체를 파괴 및 듄 코어 지원기에 대미지 -> 에코즈를 통한 재기동으로 다시 움직이면서 듄 코어 지원기를 파괴를 성공했고, 아군 우가 골프 쪽으로 급속 이동해 점령을 시도하면서 굳히기용 4:2 점령 구도를 완성합니다.
이 시점에서 YHD님이 더 이상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판단, 항복을 선언하시면서 제 승리가 확정됩니다!
- 일단 위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측면 공격 미션 선택이 주효했습니다. 중앙 점령시 상대의 주요 전력이 중앙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었는데, 측면 공격 미션이 되면서 주요 전력 중 하나인 우를 제 기준 우측 방향으로 보내서 점령을 우선시하는 선택을 하셨는데 제 경우 우가 점령지가 없는 중앙으로 내달리면서 중반부터 상대의 후위를 공략하는 방법을 사용했으며, 이 전략이 결국 빛을 발했습니다.
- YHD님의 드론 1기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파괴된 반면 제 드론들은 2기 모두 무사했던 것도 승리 요인이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속적으로 YHD님의 우 근처에서 제 드론들이 알짱거리면서 다시 점령을 할 수 있다는 압력을 넣었고, 이로 인해 만약 YHD님의 우가 아군 지원을 위해 상대 진영 쪽으로 회군을 하실 경우 바로 제가 우측 점령지 3군데를 모두 점령하면서 점수 이득 or 아니면 해당 사이드에서 YHD님이 2점령을 유지하는 대신 제가 반대쪽 사이드에서 주력을 통한 우위를 가져가는 것을 허용이라는 이지선다 전술을 시행할 수 있었습니다.
- 주사위 운 또한 제게 행운이 따랐습니다. 1턴에서 만약 앙세르가 파츠를 잃어버렸다면 상당히 불리한 구도가 될 수 있었으나, 거기서 1차적으로 회피에 성공 및 이후 상황에서도 HMG 피격을 당했음에도 파츠 파괴를 당하지 않으면서 무사히 공격 진행이 가능했습니다.
토너먼트 후기
- 사실 이번 대회에서 현실적인 목표는 3/4위였고, KJH님과 YHD님이 2라운드에서 서로 맞상대를 하셨을 경우 2위까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예상 외로 우승을 차지하게 되어서 하루가 지난 아직도 좀 얼떨떨한 느낌입니다.
- 올해 들어 약 6~7년만에 다시 미니어처 게임 쪽으로 복귀를 했고, 이후 첫 토너먼트였기에 게임 플랜 준비도 제가 할 수 있는 시간 내에서는 최대한 철저히 했고 도색도 허접한 실력이나마 배틀 레디까지는 끌어올렸었는데(혹시 3/4위 쪽에 들어갔을 경우 도색 진행도로 3등을 노렸습니다) 준비한 만큼 전술이 통했고, 여기에 다이스 갓의 가호가 함께하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게임 시간 자체는 다른 대규모 워게임들 대비 짧은 편입니다만 전술적으로 생각할만한 부분은 다른 게임들 못지 않아서 피로도는 비슷한 느낌입니다. 3게임 끝나고 집에 도착하니 탈진 상태...
- 아직 정규 룰이 아니다보니 밸런스적인 측면에선 약간 고쳐야 할 점은 보이는 상황입니다. 연막을 통한 근접전 강요가 지나치게 강한 편이라 좀 조정을 해야 할 듯한...? 볼케이노 + 회피 몰빵도 그렇고요.
- 이번 대회를 준비해주신 라쿤펀치 및 맥주수염님, 그리고 좋은 게임 만들어주신 Queti tectonics에게 감사드립니다. 토너먼트에서 상대해주신 세 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랑 대진표가 갈리신 나머지 네 분도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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